극장과 OTT의 공생 혹은 상생? <서복>에 그 해답이 있을까

극장과 OTT의 공생 혹은 상생? <서복>에 그 해답이 있을까

공유와 박보검이 주연한 SF 블록버스터 <서복>이 4월 15일(목) 극장 개봉과 함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티빙’에서 동시에 공개됐다. 제작비 160억 원 규모의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가 ‘극장과 OTT 동시 개봉’이라는 초강수를 선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연 <서복>의 선택은 극장과 OTT 공생 혹은 상생의 시그널일까, 극장을 잃은 영화의 고육지책일까.

코로나 팬데믹으로 극장으로 향하는 관객의 발길이 끊기다시피 하면서, 대작 영화의 OTT 직행은 이제 익숙한 뉴스가 되고 있다. 그러나 그간 극장과 OTT 계의 상생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로 꼽히는 ‘홀드백’ 기간에 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서복>의 동시 개봉은 새로운 파장을 몰고올 가능성이 높다.

#팬데믹 시대의 고육지책 vs 새로운 플랫폼 실험

4월 19일(월) 기준 영화진흥위원회의 실시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살펴보면 일단 <서복>의 선택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극장 개봉 5일 만에 누적 관객 수 227,990명, 매출액 점유율은 39.6%로 최근 극장 개봉 신작 중 가장 많은 관객을 기록하고 있다. 3월 31일(수) 극장 개봉을 선택한 <자산어보>가 현재 누적 관객 수 305,179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순조로운 출발이다.

<서복>은 극장 행을 고민하던 관객들을 움직이게 할 만한 이슈가 큰 작품이다. 공유, 박보검 배우의 만남, <건축학개론> 이후 9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온 이용주 감독의 이름이 관객들을 움직이고 있다. 극장 관계자는 “2021년 극장 최고의 흥행작은 디즈니 픽사의 <소울>로 오프닝 관객이 6만 명 수준이었다. 현재 데이터를 살펴보면 <서복>은 그 이상의 흥행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제작비 160억 원을 넘어선 대형 블록버스터 <서복>이 극장과 OTT 동시 개봉을 선택한 것은 일면 고육지책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극장 개봉만으로는 손익분기점 돌파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OTT 동시개봉’이라는 이슈로 극장과 함께 초기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서복>은 2020년 연말 극장 개봉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로 개봉이 지연되어왔다. 알려진 제작비로 환산해도 <서복>은 극장에서 320만 명 관객을 동원해야만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

  

#디즈니와 디즈니+의 모델, 한국에서도 성공할까?

<서복>이 OTT 플랫폼 중 ‘티빙’을 선택한 것도 주목해야 하는 지점 중 하나다. 지금까지 <사냥의 시간> <콜> <승리호> 등은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190여개국에 동시 공개하는 전략으로 코로나 팬데믹을 돌파했지만, <서복>은 한국 OTT 플랫폼 ‘티빙’을 선택했다. ‘티빙’에서 <서복>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따로 구매해야 한다.

이런 방식은 미국에서 이미 실행되어 성공을 거뒀다. 디즈니는 <뮬란> <소울> 등의 기대작의 극장 개봉이 어려워지자, 극장 개봉 대신 자사의 OTT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했다. ‘디즈니 플러스’의 경우 사용자들은 구독료를 내지만, 해당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추가 구매를 해야 한다. 워너브라더스 역시 극장 개봉이 어려운 기대작을 자사의 OTT 플랫폼 ‘HBO MAX’를 통해 동시 개봉해 코로나 팬데믹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CJ ENM의 투자배급작 <서복>이 자사의 OTT 플랫폼 ‘티빙’에서 동시개봉한 사례는 향후 한국 영화 배급의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넷플릭스 행’과는 다르게 분석할 수 있다. 동시에 극장과 OTT 플랫폼의 가장 큰 이슈였던 ‘홀드백’ 기준의 재정립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 OTT, 오리지널을 선점하라

다수의 극장 관계자들은 <서복>의 극장, OTT 동시 개봉이 한국 영화 산업의 구조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 영화 산업계는 극장 수익을 중심으로 시스템이 정립되었으나,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완전히 낯선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관객의 빠른 관람 행태 변화를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복>은 극장과 OTT가 적대적 관계가 아닌 상생의 관계로 접어드는 길목의 첫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극장의 ‘신작 영화’ 콘텐츠 점유가 낮아지면서 진짜 전쟁은 국내외 OTT 플랫폼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전략에서 시작되고 있다. <서복>으로 대형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영화 상영을 시작한 티빙은 예능, 드라마 등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확보로 최우선시 하고 있다. 지난 2월, 넷플릭스의 유료 구독자가 1,000만 명을 넘어 선 것은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구독자는 반드시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다만, 2021년 한국에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OTT 플랫폼의 공세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애플TV,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한해 5천억 원 규모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의 실탄을 준비한 상황에서, 이제 막 오리지널 제작을 시작한 국내 OTT 플랫폼은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이제는 다시 ‘극장 온리’ 시스템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점이다. 극장과 OTT 플랫폼의 상생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요소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원문: https://www.kobiz.or.kr/new/kor/03_worldfilm/news/plan.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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